5월 9일 전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으니 양도세 중과는 피했다고 안심하는 다주택자가 많다. 실제로 국세청은 계약일이 아니라 잔금을 치르는 시점, 즉 실제 양도일을 기준으로 중과 여부를 다시 확인한다. 계약은 4월에 했는데 매수인 대출이 늦어져 잔금이 8월로 밀린 경우, 지역에 따라 이미 유예 혜택을 놓쳤을 수도 있다. 5월 9일 이전 계약이 지금(8월) 매도에도 유효한지, 지역별 잔금 기한과 실제 세금 차이를 정리했다.
5월 9일 이전 매매계약과 계약금 수령은 필요조건일 뿐이다. 강남3구·용산구는 계약일로부터 4개월, 그 밖의 신규 지정 조정대상지역은 6개월 안에 잔금까지 치러야 중과가 배제된다. 오늘(8월 21일) 기준으로 이미 기한이 지난 계약도 있다.
무엇이 바뀌었나 — '양도일 기준'에서 '계약일 기준'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유예) 조치는 2022년 5월 10일부터 2026년 5월 9일까지 적용된다. 조정대상지역 안의 주택을 팔아도 이 기간 안에는 기본세율(6~45%)만 적용받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유예의 '종료' 기준이었다. 애초 정부 방침은 2026년 5월 9일까지 '양도'(잔금을 다 치르고 소유권을 넘기는 시점)까지 마쳐야 유예를 인정하는 것이었다. 계약은 진작 끝났어도 매수인의 자금 사정이나 대출 심사 지연으로 잔금일이 5월 10일을 넘기면 곧바로 중과 대상이 되는 구조였다.
이 문제가 커지자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2026년 2월 12일, 기준을 '양도일'에서 '계약일'로 바꾸는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까지 받았다면, 잔금은 그 이후에 치러도 유예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단, 무기한은 아니다. 계약일부터 일정 기간 안에 잔금과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지역마다 다른 잔금 마감일 — 오늘 기준으로 계산해보기
잔금 기한은 그 주택이 속한 조정대상지역이 언제 지정됐는지에 따라 갈린다.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용산구처럼 2025년 10월 15일 이전부터 조정대상지역이었던 곳은 계약일로부터 4개월 안에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야 한다. 반면 2025년 10월 16일 이후 새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4개월이 아니라 6개월까지 인정된다. 매수인 자금 조달이 늦어질 가능성이 큰 신규 지정 지역의 사정을 반영한 조치다.
이 기한을 오늘(2026년 8월 21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체감이 다르다. 아래 표처럼 2월이나 3월 초에 계약한 강남3구·용산구 주택은 4개월 기한이 이미 지나 유예를 놓쳤을 가능성이 높고, 4월 중순 이후 계약 건도 곧 기한이 임박한다. 반면 신규 지정지역은 5월 9일에 임박해 계약했더라도 아직 여유가 있다.
| 계약일 예시 | 강남3구·용산구(4개월 기한) | 신규 지정지역(6개월 기한) |
|---|---|---|
| 2026.2.9 | 2026.6.9 (경과) | 2026.8.9 (경과) |
| 2026.3.9 | 2026.7.9 (경과) | 2026.9.9 (19일 남음) |
| 2026.4.9 | 2026.8.9 (경과) | 2026.10.9 (49일 남음) |
| 2026.5.9 | 2026.9.9 (19일 남음) | 2026.11.9 (80일 남음) |
기한을 계산할 때는 계약서 작성일이 아니라 계약금을 실제로 받은 날짜와 대조해야 한다. 계약서상 날짜와 계약금 입금일이 다르면 국세청이 인정하는 계약일이 달라질 수 있다.
숫자로 보는 차이 — 양도차익 3억원이면 세금이 얼마나 벌어지나
기한을 지키고 못 지키고의 차이는 막연한 불이익이 아니라 구체적인 금액 차이다.
조정대상지역 아파트를 5년 보유하다 양도차익 3억원을 남기고 판 2주택자를 가정해 보자.
유예 요건을 충족해 일반과세로 신고하면, 5년 보유에 따른 장기보유특별공제 10%(연 2%)를 적용받아 양도소득금액이 2억7,000만원으로 줄어든다.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과세표준은 2억6,750만원, 세율 구간은 38%(1억5,000만~3억원)다. 산출세액은 2억6,750만원×38%-1,994만원(누진공제)=8,171만원, 지방소득세 10%를 더하면 총 부담은 약 8,988만원이다.
반대로 기한을 넘겨 중과 대상이 되면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아예 배제된다. 양도소득금액은 공제 없이 2억9,750만원(기본공제만 차감), 세율은 38%에 20%포인트를 더한 58%다. 산출세액은 2억9,750만원×58%-1,994만원=1억5,261만원, 지방소득세를 더하면 총 부담은 약 1억6,787만원이다.
같은 집을 같은 값에 팔아도 세금 차이는 약 7,799만원, 약 1.9배다. 이 계산은 필요경비나 개별 공제를 단순화한 예시이므로 실제 세액은 보유 기간, 등기 여부, 1세대 주택 수 판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전문가 확인이 필요하다.
| 구분 | 유예 적용(일반과세) | 중과 적용(기한 도과) |
|---|---|---|
| 장기보유특별공제 | 10%(5년, 연 2%) | 배제(0%) |
| 과세표준 | 2억6,750만원 | 2억9,750만원 |
| 적용세율 | 38% | 58%(38%+20%p) |
| 산출세액 | 8,171만원 | 1억5,261만원 |
| 총 부담(지방소득세 포함) | 약 8,988만원 | 약 1억6,787만원 |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가 있다. 4월 초 강남 아파트를 계약한 2주택자가 매수인의 잔금 대출 승인이 늦어지면서 잔금일을 8월 말로 두 차례 연기했다. 계약일 기준으로는 4개월 기한(8월 초)을 넘긴 뒤였고, 매도인은 계약 당시에는 몰랐던 중과세율을 그대로 떠안았다. 잔금 특약을 정할 때 매수인 사정만 배려하다 매도인이 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실무에서 반복된다.
마감을 지키지 못했다면 —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함정과 대안
잔금 기한을 넘겼다고 해서 무조건 최고 세율을 각오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판단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함정이 세 가지 있다.
첫째, 다주택자 여부는 계약일이 아니라 실제 양도일(통상 잔금청산일) 기준으로 판단한다. 계약할 때는 2주택자였더라도 잔금을 치르기 전 상속이나 추가 매수로 주택 수가 늘면 3주택자 중과세율(+30%포인트)이 적용될 수 있다. 반대로 다른 주택을 먼저 처분해 두면 세율이 낮아질 수도 있다.
둘째, 계약일 인정 요건이 계약서 작성만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계약서와 계약금 수령 사실이 함께 확인돼야 정식 계약으로 본다. 가계약금만 걸어둔 상태라면 정식 계약 여부를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셋째, 잔금 기한을 도저히 지키기 어렵다면 매도 시점 자체를 조정하는 방법도 있다. 정부는 2026년 5월 9일 이후 양도분에도 단계적으로 완화된 세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2027년 양도분부터는 2주택 +5%포인트, 3주택 이상 +10%포인트로 낮아지고, 2028년 +10%포인트·+15%포인트를 거쳐 2029년부터 원래 세율(+20%포인트·+30%포인트)로 돌아간다. 더 나아가 2026년 중 양도했더라도 보유기간이 2년 이상이면서 신고 시점이 2027년 1월 1일 이후라면 완화된 세율을 적용받을 여지가 있다고 안내되어 있다. 다만 예정신고와 확정신고 중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되는지는 개별 사안마다 다를 수 있어, 잔금일을 늦추는 전략은 반드시 세무 전문가와 정확한 신고 기한을 확인한 뒤 결정해야 한다.
기한을 넘길 것이 확실해졌다고 서둘러 잔금을 치르는 것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신고 시점에 따라 세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잔금 기한은 계약일이 아니라 오늘 날짜에서 거꾸로 세어야 진짜 마감일이 보인다.
5월 9일 계약서 한 장으로 안심할 단계는 지났다. 지역별 잔금 기한을 오늘 날짜와 대조하고, 기한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면 양도 시점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