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는 주택을 두 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담을 신청하는 다주택자가 늘고 있다. 2026년 세제개편안에 담긴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027년분부터 적용되는데, 정작 얼마나 더 내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한 채 뉴스 헤드라인만 보고 걱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세율이 오르는 폭보다 기본공제가 9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훨씬 크다. 과세표준 자체가 커지기 때문에, 세율 인상분을 빼고 계산해도 세액이 두 배 넘게 늘어나는 사례가 나온다.
이 글은 공시가격 9.5억원과 10억원짜리 주택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를 예로 들어, 2026년 9월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된 정부 확정안 기준으로 2027년 종부세가 실제로 얼마나 늘어나는지 계산한다.
2026년 9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종부세 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다주택자는 세율 인상보다 기본공제 축소(9억원→4억원)의 영향이 더 커서 공시가격 9억원대 주택 두 채를 보유한 경우 산출세액이 3배 넘게 늘어날 수 있다.
다주택자 종부세, 무엇이 어떻게 바뀌나
이번 개편의 핵심은 세율이 아니라 과세표준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종부세 산출 구조는 (공시가격 합계-기본공제)×공정시장가액비율×세율로 고정돼 있는데, 이번 개정안은 이 가운데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동시에 다주택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조정한다.
현재는 1세대 1주택자가 아니면 주택 수와 관계없이 기본공제 9억원을 일괄 적용받는다. 개편안은 이 구조를 허물고 실거주 1주택자(14억원), 비거주 1주택자(12억원, 당초 9억원으로 축소하려던 안은 국민 의견 수렴 끝에 철회), 다주택자(4억원+거주비율 최대 5억원)로 세분화한다. 두 채 이상을 보유한 사람에게는 사실상 공제액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셈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2026년 60%에서 2027년 70%로 오른다. 세율 구간별로는 과세표준 6억원~12억원 구간이 기존 1.0%에서 1.3%로 인상되는 것이 정부 발표 자료로 확인된 대표적인 변화다. 세율 체계 전체가 주택 수 기준에서 가액 기준으로 넘어가는 작업은 2028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공시가격 9억원 넘는 두 채, 실제로 얼마나 늘어나나
직접 숫자로 확인하는 편이 빠르다. 공시가격 9.5억원 주택과 10억원 주택, 합계 19.5억원을 보유하고 두 채 모두 실거주하지 않는(둘 다 임대를 주고 본인은 다른 곳에 거주하는) 다주택자를 가정한다.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일반 지역 기준이다.
| 구분 | 2026년 현행 | 2027년 개편안(정부 확정) |
|---|---|---|
| 기본공제(다주택자) | 9억원 | 4억원(+거주비율 최대 5억원 추가) |
| 공정시장가액비율 | 60% | 70% |
| 적용 세율(과세표준 6억~12억 구간) | 1.0% | 1.3% |
| 세부담 상한 | 150% | 150%(200%안 철회, 현행 유지) |
| 최초 적용 기준일 | - | 2027년 6월 1일(고지 2027년 11월) |
현행법으로는 과세표준이 (19.5억원-9억원)×60%=6.3억원이 되고, 6억원~12억원 구간 세율 1.0%(누진공제 240만원)를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약 390만원이다.
개편안이 그대로 적용되면 과세표준은 (19.5억원-4억원)×70%=10.85억원으로 불어난다. 같은 구간에 오른 세율 1.3%를 단순 적용하면 세액은 약 1,410만원 수준으로, 현행 대비 3.6배 가까이 늘어난다. 신설 세율표의 구간별 누진공제액은 아직 시행령으로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실제 고지세액은 이보다 다소 낮아질 수 있다.
세부담 상한 150%가 유지된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당초 정부는 이 상한을 200%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철회했다. 전년도(2026년)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보유세액의 150%를 넘는 인상분은 2027년 한 해에 전부 과세되지 않고 다음 해로 이연된다. 위에서 계산한 1,410만원이 곧바로 고지되는 것이 아니라, 상한선에 걸려 일부가 이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거주 여부와 명의 구성에 따라 부담이 달라진다
똑같이 공시가격 9억원 넘는 두 채라도 실제 세액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온다. 판단 기준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거주 여부다. 두 채 중 한 채에 실제로 거주한다면 기본공제 4억원에 더해 전체 공시가격 중 그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만큼 최대 5억원을 추가로 공제받는다. 공시가격 10억원 주택에 거주하고 9.5억원 주택을 임대 중이라면 추가공제는 4억원+(5억원×10억원÷19.5억원)으로, 기본공제가 약 6.6억원까지 늘어난다.
둘째, 명의 구성이다. 종부세는 세대가 아니라 개인별로 과세되므로 부부가 지분을 나눠 보유하면 각자 기본공제를 따로 적용받는다. 다만 이미 보유한 주택의 지분을 새로 나누는 것은 증여에 해당해 별도의 증여세와 취득세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된다.
셋째, 조정대상지역 여부다. 두 채 중 한 채라도 조정대상지역에 있다면 이번 개편과 별개로 현재도 중과세율(1.2~5.0%) 구간에 들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조정대상지역 지정 현황은 국토교통부 고시로 수시로 바뀌므로 매도·보유 결정 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넷째, 매도 시점이다. 이번 개편안은 종부세와 별도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2027년 한시적으로 5%포인트(3주택 이상은 10%포인트) 완화하기로 했다. 종부세 부담이 커지는 시점과 양도세 완화 폭이 가장 큰 시점이 2027년으로 겹치는 만큼, 보유와 매도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두 세목을 함께 놓고 계산해야 한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함정
상담 현장에서 자주 보이는 사례는,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지방 주택 한 채와 예전에 거주하다 임대로 돌린 수도권 주택 한 채를 함께 보유한 자산가다. 두 채를 각각 보면 공시가격이 9억원을 살짝 웃도는 수준이라 고가주택은 아니라고 여기기 쉽지만, 종부세는 개인이 보유한 모든 주택의 공시가격을 합산해 과세표준을 계산한다. 한 채씩 보면 별것 아닌 금액도 합산되는 순간 기본공제 초과분이 커진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기본공제 4억원이라는 숫자를 1세대 1주택 공제(14억원, 12억원)와 혼동해 자신이 얼마나 공제받는지 잘못 계산하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명의를 나누면 무조건 유리하다고 단정하고 지분을 정리했다가, 그 지분 이전 자체가 증여로 과세되면서 증여세와 취득세를 별도로 부담하는 경우다. 종부세 몇백만원을 아끼려다 증여세·취득세로 더 큰 금액을 내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다주택자 종부세는 세율보다 기본공제 축소가 세액을 결정한다.
2026년 9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편안은 아직 국회 심의 절차가 남아 있어 세부 수치는 바뀔 수 있다. 다만 방향은 뚜렷하다. 공시가격 9억원을 넘는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했다면, 최종 법안이 확정되기 전에 거주 여부와 명의 구성부터 먼저 점검해 두는 편이 실제 고지서를 받았을 때 당황하지 않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