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통장을 정리하다 보면 돌아가시기 1~2년 전부터 목돈이 여러 번에 걸쳐 빠져나간 기록이 나옵니다. 병원비와 간병비, 자녀에게 건넨 생활비, 집에 두셨던 현금까지 사정은 제각각인데, 세무서가 보는 것은 통장에 찍힌 숫자입니다. 돈을 어디에 썼는지 상속인이 밝히지 못하면 그 돈은 상속받은 재산으로 추정됩니다.
결론부터 정리합니다. 사망 전 1년 이내에 2억 원 이상, 또는 2년 이내에 5억 원 이상을 인출했고 사용처가 객관적으로 밝혀지지 않으면, 미입증 금액에서 인출액의 20%(한도 2억 원)를 뺀 나머지가 추정상속재산으로 상속재산에 더해집니다. 늘어나는 세금은 그 금액에 상속인이 속한 구간의 세율을 곱한 만큼입니다.
인출 4억 원 중 1억 원만 사용처를 입증한 경우 추정상속재산은 2억 2천만 원입니다. 다른 상속재산이 8억 원이고 자녀만 상속받는다면 상속세는 5,000만 원에서 9,600만 원으로 4,600만 원 늘어납니다. 소명에 실패한 채 신고했다가 조사에서 드러나면 가산세가 따로 붙습니다.
추정상속재산은 미입증 금액 전부가 아니라 인출액의 20%(최대 2억 원)를 뺀 나머지에 과세됩니다. 세금 증가액은 상속재산 규모에 따라 추정액의 20~40% 수준으로 갈리고, 증빙은 금융기관 기록으로 남은 지출만 안정적으로 인정됩니다. (2026년 현행 규정 기준)
추정상속재산은 1년 2억 원, 2년 5억 원 인출부터 검토됩니다
상속개시일(사망일) 전 1년 이내에 재산 종류별로 2억 원 이상, 또는 2년 이내에 5억 원 이상을 처분·인출했고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으면 적용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5조 제1항 제1호가 근거입니다. 추정상속재산이란 피상속인의 재산이 상속인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아 상속세 과세가액에 더하는 금액을 말합니다.
요건은 세 가지입니다. 기간과 금액 기준을 넘을 것, 재산 종류(예금·현금·유가증권, 부동산, 기타)별로 따로 계산할 것,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을 것입니다. 입증책임은 과세관청이 아니라 상속인에게 있습니다. 시행령 제11조는 "용도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를 사용처를 입증하지 못한 금액이 인출액의 20%와 2억 원 중 적은 금액 이상인 경우로 정합니다.
기준 금액 판정에서 자주 틀리는 부분
예금은 계좌 하나하나가 아니라 피상속인이 인출한 금액을 합산해 봅니다. 1억 원씩 세 번, 통장 세 개에서 나눠 뺐어도 1년 안이면 3억 원입니다. 반대로 인출액이 1억 9천만 원이면 1년 기준에 걸리지 않으니 추정상속재산 규정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상속인에게 넘어간 사실이 드러나면 사전증여재산으로 따로 과세됩니다.
본인 명의 다른 계좌로 옮겨 그 계좌에 남아 있는 돈은 재산으로 확인되므로 통상 인출로 보지 않습니다. 사안별로 달라질 수 있어 계좌 간 이동이 많았다면 자금 흐름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미입증 금액에서 인출액의 20%(최대 2억 원)를 뺀 나머지가 과세됩니다
계산식은 단순합니다. 추정상속재산 = 사용처 미입증 금액 - Min(인출액의 20%, 2억 원). 인출액이 10억 원을 넘으면 차감액은 2억 원으로 고정됩니다.
| 구분 | 인출액(1년 이내 예금) | 사용처 입증 | 차감액 | 추정상속재산 |
|---|---|---|---|---|
| 사례 1 | 1억 9천만 원 | 없음 | 해당 없음 | 0원 (2억 원 기준 미달) |
| 사례 2 | 4억 원 | 1억 원 | 8천만 원 (4억 원의 20%) | 2억 2천만 원 (3억 원 - 8천만 원) |
| 사례 3 | 6억 원 | 1억 원 | 1억 2천만 원 (6억 원의 20%) | 3억 8천만 원 (5억 원 - 1억 2천만 원) |
| 사례 4 | 15억 원 | 2억 원 | 2억 원 (한도 적용) | 11억 원 (13억 원 - 2억 원) |
추정상속재산이 더해지면 세액은 한계세율만큼 늘어납니다
추정상속재산은 상속세 과세가액에 그대로 합산되고, 일괄공제 등 공제액은 그대로이므로 과세표준이 같은 금액만큼 올라갑니다. 늘어나는 세금은 추정액에 걸리는 구간의 세율로 정해집니다. 2026년 상속세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 |
|---|---|---|
| 1억 원 이하 | 10% | - |
| 1억 원 초과 ~ 5억 원 이하 | 20% | 1,000만 원 |
| 5억 원 초과 ~ 10억 원 이하 | 30% | 6,000만 원 |
| 10억 원 초과 ~ 30억 원 이하 | 40% | 1억 6,000만 원 |
| 30억 원 초과 | 50% | 4억 6,000만 원 |
앞의 사례 2에 적용해 보겠습니다. 피상속인은 배우자 없이 자녀 2명이 상속하고, 다른 상속재산은 부동산 등 8억 원, 공제는 일괄공제 5억 원만 적용한다고 가정합니다. 금융재산 상속공제와 신고세액공제는 넣지 않았습니다.
| 항목 | 추정 반영 전 | 추정 반영 후 |
|---|---|---|
| 상속세 과세가액 | 8억 원 | 10억 2천만 원 |
| 일괄공제 | 5억 원 | 5억 원 |
| 과세표준 | 3억 원 | 5억 2천만 원 |
| 적용 세율·누진공제 | 20%, 1,000만 원 | 30%, 6,000만 원 |
| 산출세액 | 5,000만 원 | 9,600만 원 (4,600만 원 증가) |
2억 2천만 원이 더해졌는데 세금은 4,600만 원 늘었습니다. 3억 원에서 5억 원까지 2억 원은 20%(4,000만 원), 5억 원을 넘는 2천만 원은 30%(600만 원)가 적용된 결과입니다. 판단 기준은 과세표준이 1억·5억·10억·30억 원 근처에 있는지입니다. 과세표준이 10억 원을 넘는 상속에서는 추정액 1억 원마다 세금이 4,000만 원씩 늘어납니다. 반대로 과세표준이 1억 원 이하로 내려가는 소규모 상속이라면 추정액에 10~20%만 걸립니다.
추정상속재산은 금융재산 상속공제 대상에서도 통상 제외됩니다. 예금 인출액이 상속인 몫으로 넘어갔다고 보는 것이라, 남아 있는 예금에 적용되는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소명하지 못한 채 신고하면 가산세가 따로 붙습니다
신고 때 추정상속재산을 빼고 신고했다가 조사에서 추가 과세되면, 늘어난 세액 4,600만 원에 과소신고가산세 10%(국세기본법 제47조의3)인 460만 원이 붙습니다. 재산을 숨기는 등 부당한 방법으로 본 경우에는 40%입니다. 여기에 납부지연가산세가 1일 0.022%(국세기본법 제47조의4)로 계산되어, 1년이 지나 부과되면 약 370만 원이 더해집니다. 세금 4,600만 원이 가산세까지 합해 약 5,400만 원이 되는 셈입니다.
사용처 소명은 금융기관 기록이 남은 지출만 안정적으로 인정됩니다
병원·요양시설·간병인에게 지급한 이체 내역, 카드 사용 내역, 피상속인 본인 채무의 상환 내역, 세금·공과금 납부 내역은 인정받기 쉽습니다. 금융기관 기록으로 돈이 나간 곳과 금액이 확인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생활비로 썼다", "현금으로 보관하다 썼다"는 진술은 기록이 없으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
80대 부모님이 서울 아파트 1채와 예금을 남기고 돌아가신 경우가 전형적입니다. 사망 전 11개월 동안 예금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3억 원이 인출됐고, 요양병원과 간병인에게 이체한 내역은 1억 2천만 원만 확인됩니다. 나머지 1억 8천만 원은 자녀들이 "현금으로 찾아 생활비와 병원 부대비용으로 쓰셨다"고 설명하지만 영수증이 없습니다. 인출액 3억 원의 20%는 6천만 원이므로 추정상속재산은 1억 8천만 원 - 6천만 원 = 1억 2천만 원입니다. 자녀 상속에서 한계세율이 30%라면 세금은 약 3,600만 원 늘어납니다.
심판례의 방향은 분명합니다. 지출을 뒷받침하는 서류가 없으면 상속인에게 돈이 넘어간 것으로 보고, 서류로 확인되는 병원비·간병비는 인정합니다. 증빙을 확보한 금액만큼은 세금이 줄어듭니다.
상속인에게 건넨 돈은 증여로 정리됩니다
인출한 돈이 자녀 계좌로 이체된 것으로 확인되면 추정상속재산이 아니라 사전증여재산 문제가 됩니다. 상속인에게 준 증여는 사망 전 10년 치가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되고,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면 증여세 무신고가산세 검토도 따라옵니다. 소명 과정에서 "자녀에게 줬다"는 말은 사용처 입증이 아니라 증여 사실의 시인이 될 수 있습니다.
소명 준비는 인출 전수 정리, 증빙 매칭, 신고 반영 결정 순서로 진행합니다
신고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해외 거주자는 9개월)입니다. 소명 자료는 이 기간 안에 정리해야 합니다.
인출 내역은 사망일부터 거슬러 올라가 2년 치를 모두 뽑습니다. 금융거래 정보는 상속인이 금융기관에 사망 사실을 증명해 조회를 요청하거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출 건마다 병원·간병·채무 상환 같은 사용처 증빙을 붙이고, 붙지 않은 금액의 합계가 미입증 잔액입니다.
미입증 잔액이 인출액의 20% 이하라면 과세되지 않습니다. 인출액이 4억 원이면 8천만 원까지는 밝히지 못해도 추정상속재산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 한도를 넘는 부분부터가 신고 반영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금액입니다.
판단은 증빙을 회복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수취인의 계좌가 확인되거나 병원 수납 자료를 발급받을 수 있다면 소명자료를 붙여 신고하는 편이 세금이 적습니다. 현금으로 쓴 지출이고 기록이 전혀 없다면 처음부터 추정상속재산을 반영해 신고하고, 나중에 증빙이 확보되면 경정청구(법정신고기한 후 5년 이내)로 정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빼고 신고했다가 조사에서 드러나면 세금에 더해 앞서 계산한 가산세까지 부담합니다. 사안별로 유불리가 달라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네 가지 함정이 반복됩니다. 2억 원 미만으로 나눠 뺐다고 안전하지 않고, 상속인 계좌로 넘어간 돈은 증여로 갈립니다. 현금 지출은 기록이 없어 입증이 어렵고, 타인 명의 계좌로 나간 돈은 수취인의 자금 흐름까지 확인됩니다.
이 글의 세율·공제·기준 금액은 2026년 9월 현재 시행 중인 상속세 및 증여세법 기준이며, 일괄공제 확대나 세율 구간 조정 같은 개정 논의는 확정된 바 없어 신고 시점의 개정 여부는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사례 금액은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이며 실제 세액은 상속인 구성, 배우자 유무, 금융재산·동거주택 공제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추정상속재산은 인출액이 아니라 입증하지 못한 금액이 기준이므로, 세금은 증빙을 얼마나 모았는지로 결정됩니다.
사망 후 6개월의 신고기한은 짧습니다. 통장 조회와 증빙 수집을 신고 준비보다 먼저 시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