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 병원비나 생활비 명목으로 예금을 여러 차례 인출해 둔 경우가 많다. 정작 상속세를 신고하려는 단계에서 국세청이 사망 전 계좌 거래 내역을 요구하면, 그 인출액의 사용처를 소명하지 못해 당황하는 상속인이 적지 않다. 상속세및증여세법은 상속개시일 전 일정 기간 안에 인출한 금액 중 사용처가 불분명한 부분을 상속재산으로 추정해 과세가액에 합산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어떤 경우에 추정상속재산으로 과세되는지, 기준금액은 얼마인지, 실제 세액이 어떻게 계산되는지를 정리한다.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 재산종류별 2억원 이상, 2년 이내 5억원 이상을 처분하거나 인출했는데 사용처를 객관적으로 소명하지 못하면, 미소명 금액에서 일정 금액을 뺀 나머지가 상속재산에 가산된다.
추정상속재산이란 무엇인가
추정상속재산은 실제로 상속인이 물려받은 재산이 아니라, 피상속인이 사망하기 전 처분하거나 인출한 재산 중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는 부분을 세법이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해 과세가액에 포함시키는 제도다(상속세및증여세법 제15조,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 실제로 상속인 손에 재산이 들어오지 않았더라도, 사용처를 밝히지 못하면 세금이 부과된다.
이 규정이 만들어진 이유는 명확하다. 사망을 앞두고 예금을 인출해 현금으로 보관하거나 제3자 명의로 옮겨두면, 상속재산이 줄어든 것처럼 보여 상속세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상속개시일 전 일정 기간의 계좌 거래 내역을 조회해 인출 시점과 금액, 사용처를 확인한다.
적용되는 재산의 범위
현금과 예금뿐 아니라 주식 등 유가증권을 처분한 대금, 부동산을 팔고 받은 돈, 심지어 피상속인이 사망 전 대출을 받아 채무를 부담한 경우도 추정상속재산 판단 대상에 포함된다. 배우자나 자녀 명의 계좌로 이체된 자금도 실제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으면 같은 방식으로 검토된다.
재산종류별 과세 기준금액
모든 인출액이 추정상속재산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11조는 재산을 ① 현금·예금·유가증권, ② 부동산 및 부동산에 관한 권리, ③ 기타재산의 세 종류로 나누고, 종류별로 기준금액을 넘는 경우에만 사용처 소명 의무가 발생하도록 정하고 있다.
기준금액은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 재산종류별로 2억원 이상이거나, 2년 이내 재산종류별로 5억원 이상인 경우다. 두 기간 중 하나만 충족해도 대상이 되며, 세 가지 재산종류는 각각 별도로 계산한다. 예금 인출액과 부동산 처분대금을 합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재산 종류 | 1년 이내 기준금액 | 2년 이내 기준금액 |
|---|---|---|
| 현금·예금·유가증권 | 2억원 이상 | 5억원 이상 |
| 부동산 및 부동산에 관한 권리 | 2억원 이상 | 5억원 이상 |
| 기타재산 | 2억원 이상 | 5억원 이상 |
예를 들어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에 예금 1억5,000만원과 부동산 처분대금 3억원을 각각 받았다면, 예금은 기준금액 2억원 미만이라 소명 대상이 아니지만 부동산 처분대금은 2억원을 넘겨 소명 대상이 된다. 재산종류별로 따로 판단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다.
추정상속재산가액 계산 방법
기준금액을 넘겼다고 해서 인출액 전부가 상속재산에 가산되는 것은 아니다. 계산은 세 단계를 거친다.
첫째, 상속개시일 전 1년 또는 2년 이내 재산종류별 처분·인출 총액을 확인한다.
둘째, 이 중 사용처가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금액을 뺀다. 남는 금액이 미소명 금액이다.
셋째, 미소명 금액에서 처분·인출 총액의 20%와 2억원 중 적은 금액을 추가로 차감한다. 이 차감 후 남는 금액만 추정상속재산으로 과세가액에 합산된다.
| 구분 | 금액 |
|---|---|
| 상속개시일 전 1년간 인출한 예금 총액 | 5억원 |
| 이 중 사용처가 소명된 금액 | 2억원 |
| 미소명 금액 (5억원 - 2억원) | 3억원 |
| 차감 금액 — Min(5억원×20%, 2억원) | 1억원 |
| 추정상속재산 가산액 (3억원 - 1억원) | 2억원 |
실제 계산 예를 보면,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 예금 5억원을 인출했고 이 중 2억원은 병원비 지출로 소명됐다고 가정하자. 미소명 금액은 3억원이다. 여기서 인출 총액 5억원의 20%인 1억원과 2억원 중 적은 금액인 1억원을 추가로 빼면, 최종적으로 2억원이 추정상속재산으로 상속세 과세가액에 가산된다.
사용처 소명과 신고 시 주의사항
소명 책임은 국세청이 아니라 상속인에게 있다. 인출 시점, 금액, 사용 목적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상속인이 직접 준비해야 한다.
| 사용처 유형 | 소명 자료 예시 |
|---|---|
| 병원비·간병비 | 진료비 영수증, 카드 결제 내역 |
| 생활비 | 계좌 이체 내역, 인출 시기와 정황 |
| 자녀·손자녀에게 이체 | 증여세 신고 여부 (미신고 시 사전증여재산으로 별도 과세) |
| 대여금 상환 | 차용증, 상환 계좌 내역 |
상속세 신고 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다.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였거나 상속인 전원이 비거주자인 경우에는 9개월로 연장된다. 추정상속재산을 반영하지 않고 신고하면 무신고 가산세 또는 과소신고 가산세가 별도로 부과된다.
신고 자체를 하지 않으면 산출세액의 20%가 무신고 가산세로 부과되고, 고의로 금액을 누락한 것으로 판단되면 부정과소신고 가산세 40%가 적용될 수 있다. 여기에 미납 기간에 비례해 1일 0.022%의 납부지연가산세가 추가된다.
상속개시일 전 인출한 예금은 소명하지 못하면 상속재산으로 간주되어 과세된다.
상속세 신고를 준비하며 사망 전 계좌 거래 내역을 미리 점검하고, 인출 시점과 금액이 재산종류별 기준금액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첫 단계다. 사용처를 소명할 자료가 부족하다면 세무 전문가와 함께 신고 전 검토가 필요하다.